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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굳이」 가평에 머문 이유 — 가평 한 달 살기를 마치며

기사입력 2026-08-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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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제창(더불어민주당 포천시·가평군 지역위원장)

지난 한 달, 저는 가평에서 살았습니다. 한 달 살기를 마무리하며, 그 사이 곳곳에서 만난 주민 여러분의 얼굴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은 어느새 제 마음의 한자리를 따뜻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를 반갑게 맞아 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포천에서 가평까지는 차로 40~50분 남짓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침에 내려와 하루 일정을 보고, 저녁이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그런데 저는 굳이 가평읍, 청평면, 설악면, 조종면을 차례로 옮겨 다니며 동네 모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하필 그 '굳이'였던 까닭이 무엇이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잠깐 들러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돌려드리는 정도로는 가평의 아침과 밤이 얼마나 외롭고 절박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평의 당원과 주민 여러분을 만날수록 그동안 우리당 지역위원회가 가평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채 쌓여온 소외감이 얼마나 깊은지 실감했습니다. 가평과 포천이 한 지역구이지만, 정치와 조직의 중심이 늘 포천에 머물러 있던 시간들. 그 서운한 마음을 이번 한 달 동안 직접 살며 부딪혀 보니, 가슴으로 새삼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소홀했던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그 사과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갚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한 달간의 하루는 이렇게 흘렀습니다. 이른 아침, 주민들이 모이는 파크골프장과 때로는 자원봉사활동 현장, 그리고 경로당을 찾아 인사드리면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가평에는 179개의 경로당이 있습니다. 낮에는 이장회의와 주민자치회, 각종 단체 관계자분을 만나고, 저녁에는 향우회와 당원 간담회에 둘러앉아 지역의 오래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늦은 밤, 하루를 되새기며 숙소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이면 가평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다녀 보니 하루가 너무 짧았습니다. 마을마다 사정이 다르고, 만나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정치를 배웠습니다. 포천시의원 두 차례, 8년간의 의정활동이 저에게 남긴 것은 지방정치의 경험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진실입니다. 지역위원장으로서 자기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합니다. 주민의 필요를 모르는 정치, 뿌리 없는 정치가 되지 않기 위해 저는 지금도 현장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당 조직도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예전처럼 비용을 들여 사람을 동원하는 선거는 더 이상 가능한 시대가 아닙니다. 당원 한 분 한 분이 정당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조직. 그래서 읍면 단위로 당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밥 한 끼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통합입니다. 가평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생긴 분열의 아픔을 봉합하고, 기존 당원과 새로운 세대가 어깨를 맞댈 때 비로소 중도층의 마음도 열릴 것입니다.

한 달 동안 들은 가평의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절박했습니다. 2경춘국도 가평역 북측 구간에 계획된 보강토 옹벽은, 그대로 추진되면 가평을 남북으로 가르고 영원히 흉물로 남을 구조물이 됩니다. 주민 여러분의 바람대로 교량 방식으로 변경될 수 있도록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정부 예산 확보를 위해 끝까지 문을 두드리겠습니다. 가평군립의료원 부지 문제는 국방부와의 협상이 어디에서 막혀 있는지를 먼저 살펴, 포천에서 군부대 부지 반환을 이끌어낸 경험을 살려 해법을 찾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가평의 난개발과 산림 훼손이었습니다. 인구 유입과 부동산 활성화라는 바람을 이해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보존할 산은 보존하고 개발할 땅은 개발하는, 가평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설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상수원 보호 규제로 꽁꽁 묶여 있는 가평의 한강수계관리기금 보상 수준도 낮습니다. 수계기금을 현실화하거나 규제와 산업 육성 사이의 절충안을 마련해, 가평의 일자리와 세수가 채워지도록 힘쓰겠습니다. 포천에서 그려보았던 권역별 10만 평 규모 농공단지 구상도 가평의 여건에 맞춰 함께 검토하겠습니다.

가평은 오랫동안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려 왔습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만난 가평 주민들은 그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반갑게 두 손을 잡아주시는 분도, 조용히 변화를 바라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저는 가평군민 여러분께 딱 한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이른바 '전략적 투표'를 해 주십시오. 한 정당, 한 사람에게 기회가 독점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다시 돌아가고,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바뀌는 선택이 반복될 때, 정치도 지역도 긴장하며 발전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당의 깃발이 아니라, 누가 지역을 더 잘 알고 약속을 지키며 문제를 실제로 풀어내는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물으셨습니다. 왜 하필 가평에서 한 달을 사느냐고. 처음에는 연출된 일정처럼 비칠까 걱정도 했습니다. 모텔 생활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가평군민과 당원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작고 정직한 마음이었습니다. 말로 가평을 챙기겠다고 외치기보다, 함께 아침을 맞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먼저 보여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가평에서 아직 낯선 인물입니다. 그러나 포천에서 다져온 경험과 진심, 그리고 변함없는 부지런함으로 가평에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한 달 살기는 끝나는 일정이 아닙니다. 가평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첫걸음일 뿐입니다. 한 달을 살았다고 가평을 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평군민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 제가 먼저 이곳에 왔고, 이제 그 목소리를 반드시 정책과 예산으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더 강하고, 더 역동적이며, 더 소통하는 지역위원회로 가평과 포천이 다정한 이웃처럼 함께 도약하는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가평군민 여러분, 천천히 지켜봐 주십시오.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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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p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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