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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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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평천 엽광교에서

기사입력 2026-09-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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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진 [다주리한우곰탕 운영]
 

가평천 엽광교에 다녀왔다.

엽광다리는 가평읍 내 마장리(마장1)와 엽광촌(읍내5)을 이어주고 다리 가운데 서서 고개만 돌리면 북면과 읍내리 방향을 번갈아 볼 수 있다.

그렇게 큰 다리도 아니고 가평천이라는 아담한 강 하류에 아담한 모습으로 걸려 있다. 엽광촌의 한자어 뜻은 잎이 넓은 나무가 많은 동네라고 한다.

예로부터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 양잠을 위한 뽕나무, 그리고 밤나무처럼 잎이 넓은 나무가 무성했다고도 한다.

이 때문에 순우리말로 잎내비 마을이라고 불리다가 이를 한자어로 바꾸어 명명한 것이 바로 엽광촌인 것이다.

하류 쪽에는 수중보가 있는데, 보 상류는 잠잠한 호수 같고, 보에서 한 번 급물살을 이룬 후, 강물은 다시 보 아래로 잠잠히 흘러가고 있다.

이곳을 거닐며 생각해보니 시간도 세월도 강물처럼 흐른다.

세월도 때론 보의 상류 쪽처럼 평온하게 흐르다가 보와 같은 난관과 맞닥트려 급물살을 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면 보의 하류처럼 또 평온하게 흘러간다.

이 강물의 시작점은 작은 시냇물이었으리라.

중력을 따라 흘러가면서 크고 작은 다른 물줄기들과 만나 인사하고, 보와 같은 많은 난관도 만나겠고, 때론 도중에 오염된 폐수를 만나 병들고 괴로워할 때도 있을 것이며, 결국은 어머니의 품 같은 크고 넓은 바다에 잘 도착하리라.

다리 한 가운데 서면 강의 이쪽과 저쪽을 오갈 수 있고 강의 상류와 하류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다리 한 가운데 서면 인생길 어느 곳에 서 있는 나를 볼 수 있다.

내가 살아온 날과 살아가야 할 날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내 옆의 다른 인생들도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내 앞에 놓인 또 하나의 보를 보고 난감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다가 마음이 힘들거나 몸이 지칠 때면 가끔씩 이곳 엽광교에 들러,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리셋하곤 한다.

먼 훗날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내 삶의 종착지인 넓은 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내가 달려 온 강물을 뒤돌아 굽어보며 나는 회상하리라.

그때 그곳에서의 만남이, 들었던 말씀이 여기까지 나를 데려왔노라고.

지명 유례는 가평문화원 향토커뮤니티 참조.

 

관리자 (gp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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